자는 이를 위해 조용히 불을 꺼주고 나오는 일, 어쩌면 제일 뭉클하고 코끝이 시큰해지는 일이기도 합니다. 학교에 들어가기도 전인 아가도 자연스럽게 하는 일이네요. 몹시 피곤해서 자리에 누워 눈을 감고 있었는데, 조카딸이 이모와 놀고 싶어 방에 들어왔다가 잠시 지켜보더니 조용히 불을 끄고 나가더라고요. 문도 잘 안 잠그는 애인데 문까지 닫아주면서요. 어쩌면 자는 이를 위해 조용히 불을 꺼주고 나오는 일은 마음먹어 나오는 배려가 아닌, 애초에 인간에게 깃든 애정에서 나오는 행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간에 깃든 애정, 배려를 발견하는 건 어쩌면 희망을 본 것이겠습니다. 인류에 대한 희망. 사랑에 기초하여 살아갈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
작은 애정에 기대어 산다는 생각도 듭니다.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애정보다도 피부에 스며들어 곧장 잘 잊히는 작은 애정들. 작은 애정이 피부에 깃들면 몸 전체에 보호막이 씌워지는 듯합니다. 일상에서 곧잘 찾아오는 불안 공격에 맞설 보호막, 방어막. 큰